- 중소 인테리어 업체의 생존 매뉴얼
- 건축자재·인테리어의 경기 침체 속 진실과 해법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건축자재·인테리어 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금리 인상, 자재비 급등, 인건비 상승, 수입자재 납기 지연 등 8가지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과 디지털 전환, 친환경 제품 개발로 활로를 찾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ERP 도입, 스마트공장 구축, 정부지원 활용, 전담팀 구성 등 실천 가능한 6가지 전략과 A·B·C 업체의 성공사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지금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현장을 돌아다니며 정말 많은 업체 대표님들의 한숨을 듣는다. "30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야"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건축허가 면적이 23%나 줄어 들었고, 철근 값은 60% 이상 뛰었으며, 금리는 7%를 넘어섰다. 정말 암울한 상황이지만, 분명한 건 이 위기를 잘 극복한 업체들은 반드시 다음 호황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1. 왜 이렇게 건설 경기가 어려워졌을까?
지난 3년간 건축자재와 인테리어를 포함한 건설 시장을 뒤흔든 8가지 핵심 원인을 살펴보면 현재 상황이 더 잘 이해된다.
첫째, 금리 인상의 충격이 정말 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7배나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7%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주택 수요가 뚝 끊겼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한 재개발 단지에서는 금리가 1%p 오를 때마다 27억 원의 추가 이자가 발생해 결국 프로젝트가 무산되기도 했다.
둘째, 부동산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신규 가구 수가 20만 호로 떨어졌고, 젊은 세대들은 단독주택보다 오피스텔이나 공유주택을 선호한다. 재개발 규제도 강화되면서 대형 프로젝트가 40%나 줄었다.
셋째, 원자재 값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대표님은 "3개월 전 견적 낸 금액으로는 도저히 공사를 못하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한 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인테리어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창호의 주원료인 PVC 가격은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60% 가까이 상승하였으며, 이에 따라 창호 가격도 30~50% 인상되었다’고 한다.
넷째, 해외에서 오는 자재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중국산 자재는 납기가 30일에서 90일로 3배나 늘어났고, 독일산 고급 부품은 가격이 35%나 올라 수입 대체품을 찾는 업체들이 부쩍 늘었다.
다섯째,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13% 오르고 숙련공 부족으로 기술자 임금은 18%나 뛰었다. "인건비는 오르는데 단가는 오르지 않아 골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가슴을 친다.
여섯째, 리모델링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 1,200만 호나 되면서 단독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23% 증가했다. "신축은 막혔지만 리모델링은 오히려 잘 된다"는 업체들도 보인다. 건설경기는 건설사의 신축을 통해서 경기 활성화가 이뤄지는 데, 신축의 하락이 경기 침체의 원인이다.
일곱째, ESG 경영이 필수가 되었다. 내년부터 건축물 탄소배출권 제도가 시행되면서 친환경 제품 없이는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여덟째, 소비자 불신과 표준화의 필요성이다. 인테리어 시공업계는 소비자 불신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1,752건에 달하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7.9% 증가한 568건이 접수되었다. 이는 인테리어 시공의 표준화와 투명성 확보가 시급함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검증된 생존 전략 7가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나가는 업체들은 분명히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7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첫째, 현금흐름 관리에 혁신을 가져왔다. ERP 시스템을 도입해 미수금 회수 기간을 75일에서 35일로 줄인 업체가 있다. 신용보험을 들면 미수금의 90%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선금 50% + 중도금 30% + 잔금 20% 조건을 필수로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둘째, 리모델링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완공 시스템"을 도입해 오전에 방문해 측정하고, 오후에 시공을 마쳐 저녁까지 인도하는 업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나 창호리모델링 시장에서는 ‘원데이 시공’ 즉 ‘출근 후 공사 퇴근 전 공사마무리’가 가능해지면서 집을 비우지 않아도 되는 부담이 덜어 창호리모델링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셋째,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클라우드 ERP를 도입하거나, 모바일 앱으로 현장 재고를 관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태블릿이나 모바일을 이용해 고객 요청사항을 바로 입력하고, 견적서를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하루 견적 처리 건수가 5배로 늘어났다. 더 나아가 3D 시뮬레이션으로 견적을 내주면 고객 만족도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넷째, 친환경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재생 알루미늄 창호는 탄소 배출을 60% 줄이면서도 생산 비용을 20% 절감할 수 있다. 한국환 경공단 인증을 받으면 공공 입찰에서 5% 가점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 또한 목재 유통 업체인 삼원은 친환경 Super E0 와 E0 등급의 오쿠메 합판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친환경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공공 입찰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진다.
다섯째,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QR코드를 붙여 재고를 관리하면 확인 시간을 80% 줄일 수 있고, CNC 가공기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300%나 향상된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시뮬레이션을 하면 실수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여섯째, 직원 재교육에 힘쓰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과정이나 한국생산성본부의 우리 회사에 맞는 과정들의 연수를 보내면 직원들의 역량이 생산성 향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일곱째,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바우처(최대 5,000만 원), 지역특화 ERP 지원(도입비 70% 지원), 인력 재교육 지원금(훈련비 80% 지원) 등을 알아보는 게 현명하다.

성공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ERP를 도입해 재고 폐기물을 75% 줄인 A창호의 사례가 인상적이다. 월 500만 원의 재고 손실을 125만 원으로 줄여 연 4,500만 원을 절감한 것이다. 리모델링 전문업체로 전환한 B인테리어는 신규 건축 매출이 45% 감소했지만, 1일 완공 시스템을 도입해 전체 매출을 30% 늘렸다. 클라우드 기반의 ERP 도입을 통해 디지털 견적을 도입한 C건 축자재는 견적 시간을 1시간에서 10분으로 줄여 월 100건을 더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6가지
1. 업무 프로세스의 체계화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업무를 엑셀 파일로 정리하여 업무 중복과 누락을 줄이고, 내부 업무 흐름을 시각화한다.
2. ERP 도입 검토
'건축자재 ERP', '중소기업 ERP'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여 2~3개 솔루션 업체에 무료 컨설팅을 요청하고, 지역 상공회의소나 중소벤처기 업부에서 제공하는 ERP 바우처 사업을 통해 도입비 지원 여부를 확인한다.
3. 정부 지원금 신청
중소벤처기업부, K-Startup, 스마트공장 추진단 등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신청 요건을 확인하고, 준비 서류를 미리 작성하여 15일 안에 신청을 완료한다.
4. 직원 디지털 교육 참여
국가직무능력표준 플랫폼인 HRD-Net이나 스마트러닝,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 사업 등에서 엑셀, ERP 사용법, 온라인 마케팅 등의 교육 과정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강하도록 한다.
5. 리모델링 전담팀 구성
도배, 장판, 샷시 등 특정 공정에 능한 기술자 3인을 한 팀으로 묶어 '1일 완공'이 가능한 구조로 운영하고, 고객과의 상담은 전화 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받으며, 현장 방문 일정을 사전에 조율하여 효율성을 높인다.
6. 친환경 인증 제품 개발을 6개월 안에 착수해야 한다.
한국환경공단이나 환경산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인증 제도를 활용하여, 자사의 제품이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활용 알루미늄 창호, 로우에 유리, 무독성 도료, 친환경 단열재 등은 이미 시장에서 요구되는 핵심 제품군이다. 이러한 인증을 획득하면 공공기관 납품 시 가점을 받을 수 있고,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친환경 브랜드’로 인식되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침체’는 준비된 기업의 ‘호재’
이번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건설 산업의 구조적 전환점이다. 디지털과 친환경으로 무장한 업체들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기술자 출신 대표님들도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경영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위기는 곧 기회다. 건설시장은 큰 주기로 한번씩 힘들어 지고 또 호황이 온다. 지금의 건설 경기침체는 준비된 기업에게는 곧 기회로 돌아올 것이며, 오늘 한 걸음 내디딘 업체들이 내일의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다.